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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의 week0이 끝났다. 입소날 포함 이제서야 4일이 흘렀다. 언제부터 여기서 거주한지 까마득함에도 말이다.

하루하루가 지났는지 돌이켜볼새도 없이 정신없이 쫓겼지만 즐거웠다. 목표한 바와 다르게 보냈음에도 보람찼으니 말이다.

처음 정글에 입소할때엔 매일 깃허브에 자그마한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었다.   블로그에 개발자들이 기록남긴 거 보면 상당히 있어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있어보이는 일에는 이유가 있다.

안락함에게 우선순위가 밀려 자의로 기록을 남기는 건 실패해버렸고 일종의 과제라는 명목하에 등떠밀려 이렇게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밀려 시작하게 되었지만 발상을 조금 바꾸어

원래 하려던게 우연히 과제랑 겹쳤다 생각하면 사실상 나의 의지로 하려던 걸로 볼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하기로 결심한 일이니 기왕이면 최선을 다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솔직히, 기왕이면 최선을 다해보기로 마음먹지는 않았고요.

그냥 열심히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크게 결심을 한 건 아니고요.

그냥 한다는 겁니다.

사실 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안준 상태입니다.


아무튼 정글에서의 4일간 상당히 많은 걸 배웠다.

1일차에선 정글에서 어찌 훈련생들을 굴리는지 알게 되었고 말이다.




스트레칭도 안시켜주고 찬물에 던질줄은 몰랐고 말이다.

다행인건 나만 그랬던게 아니라 같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던 팀원들덕에 오히려 정신차릴 수 있었다.

화이트보드 앞에 옹기종기 모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건 생각보다 설렜다.

어떤 서비스를 구상할지 아이디어도 던져보는 건 꽤 즐거웠다.

그냥 생각나는 거 아무거나 던지면 좋은 아이디어라 칭찬 해주며 자존심을 올려주기에 6개중 4개나 아이디어를 냈으니





아무래도 난 칭찬에 약한 편인 것 같다.

재밌는 시간은 빨리 지났고 곧바로 발표자료를 만들고 구상한 아이디어의 가능성 여부를 테스트해보아야 했다.


다행인건 발표자료 만드는 것과 발표 모두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었기에 뒤에서 치어리딩을 맡으면 된다는 거였고
슬픈건 아이디어의 가능성 여부를 홀로 테스트해야한다는 거였다.
그래도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AI와 쥬스(비쥬얼스튜디오라는 뜻)를 괴롭히다 보니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1일차의 과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숙소로 돌아가 양치 후 1분도 안되어 잠들었고 말이다.


2일차의 아침은 6시로 시작되었다.
채광이 졸라게 끝내주는 바람에 내몸의 생체 시계가 절로 반응해버린게 문제였다.
최소한 7시나 8시에는 일어날 계획이었는데 덕분에 아침형 인간으로 하루를 맞이해버렸다.
정글 오기 전날에는 10기상이었는데 사람의 몸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2일차엔 팀원 다같이 모여 역할을 나눈뒤 코드 작성을 시작했다.
별일 없었으니 넘어가겠다.
내가 작성한 코드가 최적화가 발목을 잡았기에 최선을 다해 최적화를 해결하과 동기화를 해결하고 오류들을 해결했음에도 동료가 다른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버려 내가 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건 정말로 하나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 정말로 말이다. 한 픽셀씩 실시간으로 그려나가며 가볍게 놀 수 있는 웹 그림판을 만들고자 하는 나의 자그마한 꿈이 평범한 웹그림판으로 바뀐거에 난 정말, 진심으로 하나도 고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이대로 파일을 날리기 아쉬어 따로 백업본을 만든 뒤 코드들을 전부 옮겨 놓고 여전히 보관중이란 건 그저 만일을 대비한 거지 절대로 미련이 남는다거나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게 아니다…


사실 좀 아쉽다. 이ㅅ





2일차는 여러 안내 사항을 받느라 시간이 부족해 이정도에서 마무리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KDT훈련 관해 듣다가 약간 졸아서 제대로 못들었다. 30만원 준다던 것도 같은데 돈관련된건 잘들을걸 후회하는 중이다.


3일차가 밝았고 블라인드를 뚫고 들어오는 7월의 자애로운 햇밭덕에 7시 기상을 해버렸다.
자연의 은혜가 아니꼬웠기에 반항하는 마음가짐으로 30분 잠을 더 청했고 8시 51분에 기상했다.


9시에 모이기로 했기에 씻지도 못하고 급하게 튀어나갔다.
3일차는 순수하게 개발에 몰입할 수 있었고 애시당초 중요 기능은 완성에 가까웠기에 자잘한 기능들을 추가해갔다.
팀원들이 JWT토큰을 비롯한 로그인과 회원가입 기능, DB를 손보는 동안
난 캔버스 기능에 집중해 팔레트 및, 스포이드, 도형, 직선, 브러쉬 사이즈 등 전반적인 캔버스 기능을 담당했다.
1시쯤 마무리하고 기숙사로 돌아가 새로 산 수면안대와 함께 기절했다.







수면안대의 수면을 우습게 본 벌이었다.
10시에 기상해버렸다.
그래도 여유롭게 면도와 목욕까지 마치고 나섰다.
주요기능은 어제 다 마쳐놨으니
4일차는 팀원이 원하던 텍스트 박스 기능을 수정해 삽입했고 UX를 유저 친화적으로 수정해나갔다.
오늘이 발표날이었기에 시연에 앞서 동료들과 함께 여러 기종과 브라우저들로 테스트 해보았다.
크롬 뿐 아니라 다른 브라우저, 모바일까지 대응하는 코드를 삽입해 놓았기에 원만하게 작동되었고
오늘은 발뻗고 잘 수 있겠다 생각했다.




정글에서의 4일차간 배운 가장 큰 건




세상일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거였다.




시연 도중 가장 중요한 동기화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그 결과 캔버스 기능마저 제대로 시연하지 못했다.


동기화 관련해서 실패했다고 코치에게 컨펌 받을땐 억울하기 그지 없었다. 분명 문제될 건 없었으니 말이다.

발표 종료 후에야 아침에 열어두었던 테스트용 서버가 닫히지 않았다는 걸 알았고 서버가 2개였기에 연결이 갈라진 거였다.



어이가 없었다. 시연 오르기 전까지는 50대 50의 확률로 전부 같은 서버에 걸리다가 시연 할때 딱 반으로 갈라졌다는 건데…



운명의 장난이 틀림없었다. 4일간의 노력이 약간의 실수에 전부 파묻혔으니 말이다.

가성비 하나는 기깔났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아쉬운 거지 뭐. 하고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었고

팀원들도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서로에 대해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4일간 있었던 일 치고는 무척이나 농밀하고 빽빽한 시간이었기에

경험하나는 잔뜩 쌓은 것 같다.

앞으로 5개월간 정글에서 지내며 시간을 보낼 것에 비견하면 지금의 경험은 새발의 피라는 것이…




두근거리게 했다.


두려움인지 설렘인지 공황장앤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내일부터 정글에서의 week01 첫주가 시작된다.

초면의 기강 다지기는 끝났으니 정글에서의 학습을 시작하겠다는 뜻이 보였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일자무식인 본좌에게 학습을 시키려 하다는게 괘씸하다만…


천마(天魔)가 되기 위해서라니 받아들였다.


정글의 마지막 날엔 천마(天魔)의 자리에 올라 절을 받고야 말테다.


튜링이 경악하고 폰 노이만이 두려워하는 K-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는 완벽한 곳이다.





다음에 또 수필을 쓰게 된다면 지금보다 재밌고 격식있게 썼으면 하며 글을 마친다.


  • 정글 입성하기
  • 천마(天魔) 되기